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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최고의 시간

여의도 두 배 크기 캠퍼스에서 수백 명이 함께 찍은 립덥 영상 하나가 학교에 대한 동경을 만듭니다. 미국 대학 농구 토너먼트가 월드시리즈를 제치고 브랜드 가치 5위에 오른 이유까지, 캠퍼스 문화가 왜 교육의 일부인지 강철호 대표가 이야기합니다. 캠퍼스에서 보낸 시간은 성적표에 남지 않는 자산이 됩니다.

강철호 · The Plymouth Club 대표 |

Lip Dub이라는 주제의 영상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일종의 단체 립싱크 댄스 영상으로 Vimeo의 공동 창업자 Jake Lodwick이 2006년에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혼자 춤을 추는 영상에 듣고 있던 음악을 나중에 입히고 편집해서 올리는 영상”을 처음 Lip Dubbing이라 부르며 처음 사용 되었다. 아직도 Lip Dub을 유튜브 등의 동영상 사이트에 검색하면 많은 영상을 찾을 수가 있는데, 대부분 영상의 타이틀이 외국 고등학교나 대학교인 것이 재미있다.

예를 들어 캐나다의 명문대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UBC)의 Lip Dub에는 많은 학생들이 학교 건물, 운동장 등 캠퍼스 곳곳에서 수많은 학생들이 함께 찍은 영상이 담겨 있다. 여의도 2배가 넘는 크기의 캠퍼스에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웅장한 건물 등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마치 하나의 큰 파티 같은 그런 영상을 보면 이 학교에 동경심이 절로 우러나온다. 실제 내가 지도 했던 한 학생은 입학 허가를 받은 많은 대학들 중 UBC를 고른 이유를 이 영상이라 밝히기도 했다.

훌륭한 교수진, 탄탄한 프로그램, 거기에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는 선배들까지, UBC를 비롯해서 수많은 세계 명문대들이 자랑하지만 그런 내용은 Lip Dub에 담겨 있지 않다. 단지, 여기오면 우리와 같이 웃고 떠들고 놀고 행복한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낼 거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우리 대학에 오면 어떤 전공을 택할 수 있고, 취업도 잘 되고,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라는 언급도 없다. 단, 이 멋진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어 나도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고 또 나중엔 보는 자신도 영상의 일부로 참가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 일으킬 뿐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세계 최고의 명문대를 가야 하는 이유로 충분하다.

UBC를 최종 학교로 선택한 내 학생은 대학 재학 중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를 교환학생으로 한 학기 경험한 적이 있다. 중학교 때부터 외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게 되어 한국의 대학 생활에 대한 그리움으로 신청한 것 인데, 좋은 기억만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캐나다에서와는 다른 한국 특유의 공동체를 느끼고 그 안에서 그 동안 없었던 네트워크도 형성하고 싶었다. 또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에게 자극도 받고, 다른 환경을 경험한 자신도 그 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답게 지적 능력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지만, 그 외 많은 것이 달랐다고 한다. 내 학생이 느끼기에 그들은 너무 “현실적”이고 “경쟁적”이고 “보수적”이었다고 한다. 외국 대학을 다니는 자신을 맹목적으로 질투하고 배척하거나 역으로 동경하는 팀플 팀원들에게 상처도 받았다. 20년 넘게 삶의 모든 것을 성적으로 평가 받는 다고 생각하는 학과 친구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전세계 누구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온 대학이지만 많은 학생들의 시야는 관악산도 넘지 못한 것을 볼 때 안타까웠다고 했다.

물론 이 학교를 비롯한 한국 대학교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또 이 학교 학생들의 능력은 누구보다도 높다. 나도 내 학생도 알고 있다. 단지 나와 이 학생이 경험 했던 대학교라는 곳과는 동떨어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UBC를 비롯한 세계 명문대를 입학한 학생들에게 대학은 학교 이상의 자신을 성장 시켜주는 동시에 안정감을 주는 집 같은 곳이다. 실제 이들 대학을 입학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숙사생활을 시작하게 되는데, 수업 못지않게 이 일상 생활을 통해 많은 내적 외적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UBC를 예를 들어도 6만명이 넘는 학생들 중 약 14퍼센트의 학생들이 총 131개국에서 모인다. 캐나다까지 132개국 학생들이 모인 UBC 캠퍼스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수많은 다양성이 존재하는데 이를 토대로 서로 발전하게 된다. 내 학생 역시 영어, 한국어, 일본어, 태국어까지 구사할 줄 아는 학생이었는데 이처럼 다양한 문화를 통해 네트워크를 쌓을 수 이었다.

2018년 10월 미국의 경제 전문지 Forbes에서 스포츠 대회를 상대로 매긴 브랜드 가치를 발표했다. 1위는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 볼이다. 하계, 동계 올림픽, 그리고 월드컵이 2, 3, 4위를 차지했는데, 5위가 흥미롭다. MLB의 월드시리즈,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제친 그 대회는 바로, 3월 한달 동안 일어나는 미국 대학농구 토너먼트(약2,436억 원)이다. 일명 3월의 광란(March Madness)라고 불리는 이 기간 동안 미국은 대통령을 비롯해 자신의 모교나 지역 대학교에 대한 애교심으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지 점수를 위해, 취업을 위해 경쟁하는 걸 넘어선, 인생 최고의 시간을 우리도 누릴 수 있다.

태평양에서 고래 찾기 표지
Source

이 글은 강철호의 저서 『태평양에서 고래 찾기』(2019)에 실린 글입니다.

예스24 유학 분야 베스트셀러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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