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학생이 대학 자소서를 쓰고 있다.
한 학생은 NASA 화성 탐사 학생 선발단으로 뽑혀서 화성을 6개월간 탐사하고 왔다. 하지만 글 솜씨나 영어 표현이 많이 서툴러서 화성을 갔다 왔다는 사실 외에는 쓸 수가 없다. 다른 학생은 방 한구석에 누워서 천장의 무늬를 보고 느낀 점을 화려하게 서술 했다. 거의 셰익스피어의 환생에 가까울 정도의 표현력이나 영어 영작 능력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다.
두 학생의 다른 성적 등 다른 모든 점이 평이하다고 했을 시에, 미국의 명문 대학들은 둘 중에 어떤 학생을 선호할까?
아마 두 학생 다 뽑아 갈 거다. 다른 학생들에게 찾을 수 없는 경험도, 별거 아닌 내용으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능력도 모두 대학들은 탐낸다. 하지만 현실 세계의 대부분 학생들은 이 중간 어딘가에 해당할 것이다.
‘세상 놀라운 경험도 없고 세상을 감동시킬 글 솜씨도 없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여기서 자괴감을 느낀다. 미국 대학 등 세계 명문대들이 자소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알고 있고 잘 쓰고는 싶은데 생각대로 글은 써지지 않는다. 노트북을 펴고 책상에 앉아 몇 시간 또는 몇 일을 고민하지만 몇 자 못 적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고 막상 쓰려고 해도 자신이 겪은 경험들을 다른 누군가와 비교하고 스스로를 깎아 내리게 된다.
하지만 똑같은 말을 반대로 적자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나만의 경험이 있고 그 경험을 어느 정도 묵묵히 서술할 능력도 갖추고 있다.’
에세이의 시작은 여기서 이루어 져야 한다. 아무리 세계유수의 대학이라 할 지라도 결국은 기껏해야 이제 20년도 안 산 학생들을 뽑는 과정이다. 학생들 입장에서야 19살인 현재가 일생 동안 가장 나이도 많고 경험이 많은 나이겠지만, 그 학생들을 평가하는 입학사정관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학생들의 첫 번째 실수는 여기에 있다.
뭔가 엄청난 경험과 글 솜씨를 녹여 내야지만 대학들이 감동할거라 믿는다.
내가 만나본 미국 명문대학교의 입학사정관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앞에서 얘기 했듯이 에세이의 내용이 꼭 학교장의 승인을 받은 활동일 필요도 없다. 옆집 이웃과의 저녁식사, 어머니와 어렸을 때부터 했던 카드 게임, 또는 좋아했던 TV 프로그램에서도 얼마든지 영감을 얻을 수 있다.
내가 에세이를 도왔던 한 학생도 대회도 꽤 나가고 공부도 잘 했지만 오히려 얘기를 나눠보니 답답할 때마다 한강 공원을 걸으며 느꼈던 점이 오히려 더 자기 자신 같았다. 한강을 걸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이 당시 받았던 한국 교육을 벗어나고 싶었다. 좀 더 자유로운 미국 교육을 동경하게 되고 더 나아가 어렸을 때 문득 봤던 영화가 떠오르고 그 영화를 다시 보고 자유로움에는 그에 맞는 의무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된 이야기를 녹여 에세이를 완성했었다. 학생은 원하던 대학에 입성하게 되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쓰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그 동안 갖고 있던 생각이 더 구체화되고 그걸 다시 현재 삶에 적용 시키는 등, 세계 명문대들이 미래 학생들에게 원하는 모습이다.
두 번째로 학생들이 많이 하는 실수가 너무 멋있는 표현이나 단어를 쓰려는 것이다. 평소에 쓰던 단어나 표현이 스스로 생각하기에 너무 쉽거나 1차원적이라고 생각해서 SAT나 ACT 공부할 때 외웠던 단어나 표현을 억지로 끼워 넣는 학생들이 많다. 물론 평소 그런 상대적으로 어려운 단어나 표현들을 쓰는 학생들이라면 괜찮다. 하지만 아무래도 쓰던 표현을 벗어나게 되면 미묘한 뜻의 전달이 어긋나거나 전체적인 느낌이 어색할 수 밖에 없다. 이를 알면서도 글을 쓰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태어나서 딱 한번 단어장에서 봤던 단어를 쓰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Keep It Simple and Straightforward
보통 미국 대학에서 작문 수업을 듣게 되면 처음에 많이 듣는 문구다. 줄여서 KISS 라고도 하는데, 미국을 위시로 한 세계 명문대학들은 애매모호한 단어나 쓸데없이 늘어지는 고난위도의 문법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영어를 하는 사람이라면 중학생부터 나이 많은 어르신들까지 누구나 쉽게 읽히고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들로도 충분히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물론 broken English에 가까운 엉망의 문법이나 단어 초이스는 고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직 19살짜리에게, 다시 한번 말하지만, 박사 논문에서 볼법한 엄청난 지식이나 단어는 요구하지 않는다.
평소에 쓰는 단어들과 알맞은 문법을 이용하여 담담히 자신을 표현한 그런 글이면 충분히 세계 명문대학 입학 사정관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다. 이제 구체적으로 어떻게 써야, 또 어떻게 표현해야 이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