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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대의 위기감에서 벗어나라

강연이 대중화되면서 가슴 뛰는 삶을 살라는 말과 지금도 괜찮다는 말이 동시에 쏟아집니다. 그 사이에서 각오만 반복하다 1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오는 학생들을 강철호 대표가 지켜본 기록입니다.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러라고 존재하지 않습니다. 미적분과 고시를 견디던 그 모습은 어디로 갔을까요.

강철호 · The Plymouth Club 대표 |

언제부턴가 지상파 방송부터 작은 서점의 북콘서트까지 강연이 대중화가 되었다. 한때는 일부러 시간을 내거나 기업 강연에서나 찾아 볼 수 있던 그런 강연 프로그램이 굉장히 가까워지고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런 강연에서는 보면 강사는 대부분 가슴이 뛰는 삶을 살아 라고 한다. 그러다가 또 당신의 삶은 그런대로 괜찮으니 걱정 말라고도 한다. 청중들은 그들의 현란한 말솜씨와 유명인사들의 사례를 듣고 각오를 다지고 또 위로를 받는다. 그러고 다시 월요일이 되어 일상으로 돌아가고 변함 없는 또 다른 일주일을 보낸다.

뭐가 문제인 것 인가. 분명 감동받고 위로를 받았는데 달라 진 건 없다. 사실 살아있다면 누구나 가슴은 뛴다. 그렇지 않으면 생물학적으로 죽은 게 아닌가. 또 괜찮다는 말은 이미 알고 있다. 어떻든 일신의 의식주를 책임지고 있고 않은가. 변화를 위해 찾은 강연에 책에 자극은 충분하다. 문제는 왜 그래야 하는지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왜라는 질문은 굉장히 중요하다. 사과는 왜 떨어지는가라는 질문이 뉴턴에서 와서 만유인력의 법칙이 나왔다. 왜라고 묻는 질문이 스티브 잡스의 애플을 만들었고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을 만들었다. 창업 5년만에 3000억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상장을 앞두고 있는 교육벤처의 신화 ST UNITAS의 시작도 윤성혁 대표의 “왜 질 좋은 교육을 모든 계층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자신을 질문에 대답하며 업계 최초의 프리패스 제도를 영단기, 공단기 등에 도입하여 교육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 질문을 하지 못하면 변화할 수 없다. 또 발전할 수 없다. 왜 30분먼저 아침을 시작해야 하는 지 진지한 탐구 없이 단지 성공한 누군가가 그렇게 하라고 해서 그랬다면 절대 오래 갈 수 없다. 왜 항상 노트를 지니고 필기를 해야 하는지 성찰해보지 않은 이가 행동에 옮길 리가 만무하다.

결국 문제는 이 중요한 왜라는 질문을 할 수 없을 만큼 여유가 없는 이 사회와 개인에게 있다.

왜는 육하원칙에서도 맨 마지막에 나온다.

어쩌면 우리는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 제일 중요한 왜에 다가와서는 생각할 힘을 잃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미국 등 세계 명문대에 입학만 하면 모든 게 바뀐다는 말을 하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유학은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절대 아니다. 앞에서도 밝혔듯이 미국 유학이 답이다라는 거짓말을 하기 위해 쓰는 책이 아니다. 앞에 언급한 윤성혁 대표를 비롯한 이 땅의 수많은 인재들은 한국 교육의 산물이다. 단, 더 많은 또 더 다양한 왜라는 질문의 답을 찾아 헤맸고 또 헤매고 있는 인재들과 단체들을 보고 배우고 느꼈으면 함이다.

왜라는 질문을 가지고 있더라고 “안정적이고 안전한 직업”의 가치를 더 높게 칠 수 밖에 없는 게 현 한국 대학의 현실이다. 그 수많은 과학 영재들은 편입이나 재수를 통해 의사 자격증을 따려 한다. 의학계가 잘 맞아서? 아니다. 그게 안정적이니까. 바다 건너 실리콘밸리에서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나 프로그래머가 없어서 난리인데 말이다. 어렵게 들어간 문과 명문대 대학생들은 문송하다며 경영을 복수 전공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왜? 그게 안전빵이니까. 알랑 드 보통 같은 유럽의 인문학학자는 한국을 포함해서 전세계를 무대로 인간을 탐구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러면 안정적이라는 가치는 영원할까? 내가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던 시절 가장 안정적이며 고연봉을 받을 수 있다고 여기던 직업은 investment banking 쪽이다. 골드만 삭스, 리먼 브라더스 등 월가의 투자은행에 들어 가는 게 많은 학생들의 소망이었다. 나를 비롯하여 많은 학생들이 투자은행을 목표로 전공을 정하고 입사하였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던 그 은행들은 2008년 금융위기에 무너지거나 도덕성에 큰 상처를 입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보이는 의료계나 법조계도 인공지능이 고도로 발달하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산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급변하는 세상에 우리 학생들이 믿을 수 있는 건 자기 자신이다. 어떤 도전과 역경이 와도 이겨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만 한다. 이를 갖춘 인재에게 제4의 물결로 표현되는 이 사회의 변화는 일상일 뿐이다. 짜인 틀을 벗어나 안정과 안전을 거부하는 삶, 그리고 왜 그런지를 아는 인재에게 새로운 물결은 파도타기 할 수 있는 놀이터 일뿐이다.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항구의 머물러 있기 위해 배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파울로 코엘료는 그의 저서 순례자에서 얘기한다. 고등학교 때 그 어려운 미적분에 고시를 공부하며 자신을 채찍질 하던 그 모습이다 단 1년 안에 온데간데 없는 모습을 많이 본다. 그렇게 살면 안 되는 지 하다못해 토익 지문 독해하며 읽었으면서도 결국은 안정이라는 달콤한 독에 빠져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다. 너무 안타깝다. 그들에게 다른 옵션이 있다는 것을 꼭 알려주고 싶다.

태평양에서 고래 찾기 표지
Source

이 글은 강철호의 저서 『태평양에서 고래 찾기』(2019)에 실린 글입니다.

예스24 유학 분야 베스트셀러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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