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A 4.4만점에 4.3, 거기에 SAT 만점을 가진 학생이면 한국으로 치면 내신 1등급에 수능 만점과같은 격이다. 아마 한국에서 이 학생이 대학입학으로 고민할 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 명문대 입학에서의 사정은 다르다. 매년 이에 버금가는 스펙을 가진 많은 학생들이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학교에서 입학 통지서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등의 외국 고등학교 수업이 한국보다 쉬워서 일까? 그래서 만점가까이 받아도 인정을 못 받는다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보는 사람들도 있을 거 같다. 왜냐면 보통 평범한 한국 학생이 처음 미국 유학을 갔을 때 한국으로 치면 고1의학생들이 인수분해나 배우고 있어서 수학 천재 소리 들었다는 얘기는 다 들어 봄직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SAT가 수능보다 쉬워서 변별력을 못 갖춘다고 판단해서 일까? 그래서 한국 고등 교육 시스템만큼의 엄격함이 없어서 소위 ‘소프트’하기 때문이라고? 전부 아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그렇게 많은 수학천재와 수능 만점자를 배출한 나라에서 아직 제대로 된 수학이론 하나, 단 한 명의 기초과학 노벨상 수상자 없는 건 어찌 설명을 할 것 인가.
외국 대학이 성적을 바라보는 눈은 한국과 조금 다르다. 성적이 높다고 그보다 낮은 학생들보다 무조건 뛰어나다고 보지 않는다. 물론 한국이든 미국이든 어디든 대학 입학처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이 학생이 어려운 자신들의 대학 수업을 잘 따라가고 4년내에 졸업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학습능력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세계 명문대들에게 원서에 적힌 성적은 딱 거기까지의 의미를 지닌다.
이 대학들은 일명 holistic procedure (전체론적인 방식)을 통해 학생을 평가하고 선발한다. 성적은 그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첫 번째 관문일 뿐이다. 더욱이 그 성적을 볼 때도 SAT 성적보다 GPA를 높게, 또 거기서도 어려운 수업을 듣고 높은 GPA를 받은 학생을 높게 평가한다.
외국고등학교에서는 대부분 학생들이 자기가 들을 수업을 대학교처럼 자신이 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학년이라도 한 학생은 어려운 AP Calculus (미적분) 수업을 듣고 다른 학생은 상대적으로 쉬운 Algebra 2 (대수학2)를 들을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학생이 얼마나 자기자신을 동기부여하며 더 도전적인 수업을 택했는가, 또 거기서 어려움을 이겨내어 얼마나 높은 학점을 받았는가를 살펴보게 된다. 같은 A학점을 받은 학생들이라 할지라도 무슨 수업에서 또 어떤 과목에서 A를 받았는가가 중요하다. 대학은 당연히 자신을 좀더 채찍질하고 학문적으로 높은 곳을 지향한 학생에게 마음이 끌릴 수 밖에 없다.
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학생들은 더 복잡하고 미묘한 다음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아이비리그 급의 세계적 명문대 입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성적과는 별개로 자기자신을 4~5개의 에세이로 소개 해야 한다. 한국의 학생부 종합전형과 다른 점은 에세이 토픽이나 주제에 대한 제약이 전혀 없다. 학교장 승인을 받지 않은 활동은 물론 옆집 친구가족과의 토론에 대해 써도 된다. 심지어 정치적 종교적인 입장을 취해도 전혀 상관없다. 단지 최대한 내가 왜 이 학교에 걸 맞는 인재인지 얼마나 가고 싶은지에 대해 논하면 된다.
학교들은 이를 통해 학생의 진짜 모습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수업을 듣는 모습 말고 하루24시간중 나머지 18시간에는 또 주말에는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 궁금하다. 또 그들은 이야말로 이 학생이 본교에서 또 나아가 이 사회에 얼마나 기여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평가 기준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