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말하지만 SAT 고득점은 손쉽게 빠른 시간 안에 얻기 힘들다.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의 성적향상도 아이들에게는 더디게 느껴진다. 컴플레인 할 곳도 딱히 없고 결국엔 오롯이 자기자신과의 싸움이 되어 버린다. 이를 이겨내고 원하는 것을 얻는 과정 자체를 받아들이고 즐겨야 하는데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길고 어려운 과정 동안 많은 학생들이 다른 매체에서 즐거움을 찾게 된다. 또 그 매체에 중독이 되어 지금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잊게 된다.
SAT가 어렵게 느껴지는 네 번째 이유, 중독이다.
어렸을 때는 누구나 부모님의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한다. 걷고 뛰고 혼자 옷을 입는 과정을 통해 칭찬을 받고 인정을 받으며 자라난다. 학교에 들어가고 청소년이 되면 또래집단의 인정을 갈구 하게 된다. 이때 소외되는 부모들에겐 죄송하지만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전혀 문제가 없다. 공부를 잘 할 수도, 다른 친구들보다 운동에 소질이 있을 수도, 노래나 춤을 잘 춰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 노력하며 자신의 취향과 소질도 찾을 수도 있다. 나아가 자신의 존재가치를 느끼고 자존감을 형성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 학생들이 1등을 할 수는 없다. 그 첫 번째 경쟁에서 밀려난 학생들은 더 노력하기보다 다른 곳에서 친구들이나 선생님께 받을 수 없는 성취감을 찾게 된다. 술이나 담배, 게임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가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는 행위들, 잘 살펴보면 누군가에게 인정 받기 위함이다. 현실에서 작디작은 나일 수 있지만 게임 안에서는 다르다. 다른 곳에서 채워지지 않던 공허함이 채워 진다고 느낀다. 우리는 그렇게 중독이 된다.
이 중독에 대해 재미있는 실험이 있다.
1970년 심리학자 브루스 알렉산더는 쥐를 철창에 가두고 물병을 두 개를 주는 실험을 했다. 한 병에는 그냥 물을 넣고 다른 병에는 헤로인, 즉 마약을 넣은 병을 준비했다. 대부분의 쥐들은 약물이 들어있는 병에 중독 되고 결국 다른 물은 마시지도 않고 죽게 된다.
알렉산더는 이번엔 쥐 놀이공원을 만들고 같은 실험을 한다. 그 쥐 놀이공원에는 여러 마리의 쥐들이 가득 들어 있는 장난감과 맘껏 뛰어 놀 수 있었다. 이 공원에도 같은 두 개의 물병을 뒀는데 신기하게도 이 실험에서는 쥐들이 거의 약물이 든 공병을 쓰지 않았다. 어떤 쥐도 강박적으로 약물을 섭취하지 않았고 과다 복용한 쥐들도 없었다.
이게 쥐들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일까?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의 20%이상은 헤로인에 중독되어 있었다. 미국사람들은 만약 전쟁이 끝나면 돌아올 백만명이 넘는 젊은 마약중독자들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전쟁에 돌아온 군인들에 대해 보고한 연구 결과서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는데 95%가 넘는 마약중독자들이 마약 사용을 멈췄고 그들에게 어떠한 금단 현상도 재활원에 갈 필요도 없었다는 거다.
중독에 대한 고정관념을 생각하면 믿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알렉산더 박사는 우리는 행복하고 건강할 때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다는 걸 느낄 때, 중독은 쉽게 치유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 중독의 원천은 외로움이다. 이 외로움이 없다면 중독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우리 학생들이 중독에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이 외로움에 대처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 또 다른, 어쩌면 훨씬 더 큰, 함정이 우리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외롭고 심심할 때, 여러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기다려 본적이 있는가? 또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포스트를 올리고 댓글이나 좋아요 알림을 기다려 본적이 있는가? 대부분의 학생들은 있을 것이다. 답장이 오거나 댓글이 달릴 때 우리 학생들의 뇌에서는 도파민이라는 흥분 물질이 분비 된다. 이는 보통 또래 집단들과의 대화나 같은 시간을 보낼 때 분비 되는 행복 호르몬의 일종인데 문제는 이 도파민은 마약 중독만큼 강렬하다. 또 분비된 도파민에 상응하여 두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이라는 슬픔 호르몬의 일종이 있다. 학생들이 도파민을 강하게 느낀 만큼 세로토닌도 강하게 느끼게 되는데, 이때 학생들은 허무함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SAT 공부와 고득점이라는 가성비 낮은 흥분 요소는 낄 자리가 없다. SAT 고득점이 자신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학생은 없다. 하지만 당장 친한 친구가 올린 포스팅에는 100개이상의 좋아요가 표시되고, 같은 시간에 자신이 올린 사진에는 10개도 안 되는 반응이 보일 때 오는 자괴감은 굉장히 크다. 10대 청소년에게 ‘친구끊기’나 ‘팔로우 취소’가 주는 스트레스는 보통의 절교에 가깝다. 또 SNS에 보여지는 타인의 멋진 모습과 책상에 앉아 그들이 느끼기엔 ‘찌질하게’ 공부나 하는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며 힘들어 한다.
이거에 고민하고 좌절하는 학생들을 찾기는 무척이나 쉽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학생들에게 이에 대해서는 죄책감도 별로 없다. 알코올중독이나 담배에 찌든 모습보다는 훨씬 나아 보이지 않는가. 그리고 여기서 느껴지는 좌절감이 하찮아 보여서 어디서 언급하기도 힘들다는 거다. 여기서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SAT공부나 대학 입시는 어불성설이다.
나는 SAT같은 큰 시험을 앞둔 학생들에게 우선 SNS부터 끊으라고 조언한다. 현대 사회에 소통을 책임지는 SNS가 나빠서가 아니다. 이는 너무 중독적이다.
또 이를 대처하기엔 우리 학생들은 너무 어리고 약하고 또 SAT는 너무 중요하기 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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