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합격 결과 & 합격생 후기 업데이트 — 지금 확인하기

← TPC Insights 강철호 칼럼

환경에 지배될 것인가 지배할 것인가

학습의 외로움과 시험 준비 기간을 다룬 강철호 대표의 2019년 저서 칼럼입니다. 편집 보충에서는 SAT Subject Tests 종료, 대학별 시험 제출 정책, 준비 계획과 인용문의 확인 범위를 구분합니다. 원문의 경험적 조언을 오늘의 입시 규칙이나 모든 학생에게 적용되는 기준으로 읽지 않도록 돕습니다.

강철호 · The Plymouth Club 대표 |

앞장에 언급한 학생들의 외로움은 그러면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 것인가?

SAT를 위시로 한 대입 입시, 학교 성적 관리, 그리고 자신을 잘 표현하는 에세이 작성 등의 일련의 활동들은 모두 한 단어로 학습이라고 할 수 있다. 배우고 익히는 과정 말이다. 근데 이 학습이라는 활동은 기본적으로 외롭다. 아무리 여럿이 모여서 공부를 하든, 북적북적한 카페에 앉아 책을 읽든, 결국 지식을 받아 드리고 발전 하는 것은 오롯이 한 개인의 몫이다. 도올 선생님도 한 강연에서 공부를 잘하려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이 외로움과 친해져야 한다고 했다.

학생들은 공부에서 비롯되는 원초적인 외로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드려야 한다.

어떤 유명한 학교를 다녀도 재미있는 선생님을 만난다 하더라도 결국 마지막에는 책상에 홀로 앉아 잘 이해도 되지 않는 컨셉을 읽고 또 읽고 풀고 또 푸는 과정을 거쳐야 배우고 익힐 수 있다. 그 누구도 이 마지막 단계까지 대신 해줄 수는 없다. 돌이켜 보면 지금은 쉽게 쓰는 단어 하나하나도, 가볍게 그려내는 그래프들도 어느 순간 외로움을 견디고 혼자 사투하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 졌다. 오죽하면 셰익스피어도 "외로움은 야심을 가진 청년이 타고 올라갈 사다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사실로 입증되었다"라고 했을까. 모르긴 몰라도 그 같은 대작가도 책상에 앉아 글을 쓰는 과정이 외롭게 느껴 졌을 것이다.

만약에 셰익스피어도 도올도 그 외로움을 풀기 위해 다른 매체에 의지 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그들의 업적은 쌓기 힘들었을 것이다.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만나면 답답해한다. 뭔가 즐겁고 획기적인 방법을 기대하고 묻는다. 하지만 나는 최대한 그들이 상심하지 않는 선에서 이 학습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외로움을 그 자체로 즐기라고 말해준다.

물론 그들에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니 어쩌면 그들이 속해 있는 환경에 문제가 있을 지도 모른다. 한국의 치열한 입시를 벗어나 자유롭게 토론하고 운동도 하고 행복하게 지내던 유학생활은 어느 순간 사라지고SAT라는 시험이 숨을 조여온다. 창의적인 상상력을 가지라고 하더니 결국은 종이쪼가리에 적힌 숫자들로 자신을 평가하려 든다. 이렇게 안 살려고 대치동을 떠나려는데 이젠 위치만 강남으로 옮겨 아침부터 밤까지 문제집과 씨름하라니!

National Center of Fair and Open Testing은 SAT나 ACT의 대학 입시에 대한 비중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도 어느 정도 동의한다. 우리 학생들을 하나하나 인격적으로 만나보면 얼마나 매력적인 줄 모른다. 이에 공감하는 2019년 기준 1000개가 넘는 미국 대학들이 SAT, ACT나 SAT2를 선택사항으로 두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 학생들의 편이 아니다. 미국 대학을 비롯해 세계의 유수의 대학들은 SAT를 비롯해 holistic procedure라는 종합적인 과정을 통해 학생들을 선별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 그들은 SAT를 위시로 한 대입 시험 성적을 중요한 잣대로 사용하고 있다.

University of Michigan산하의 Center for the Study of Higher and Postsecondary Education에서는 대학들이 아직 SAT를 다른 대입 요소들에 비해 정량화 되어 있고(quantified), 탈맥락화되어 있으며(decontextualized), 그리고 보다 덜 모호하다고(unambiguous) 생각 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하자면 앞에서 언급했듯이 입학사정관들 입장에서 SAT 성적이 이해하기 편하다는 것이다. 아직 많은 대학들에게는 SAT 성적만큼 지원하는 학생들의 절대적인 학습 능력에 대해 잘 말해주는 잣대는 없다.

그리고 합격자들의 SAT 성적은 각 대학들의 순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에서는 USNews같은 잡지들이 합격자 SAT점수등을 가지고 매년 대학들의 순위를 매기고 있는데, 대학 관계자들은 매년 발표되는 해당 대학의 순위에 굉장히 민감하다. 대학 순위가 떨어진다는 것은 지역이나 개인의 기부금을 줄이고 유명교수들의 채용이 힘들어 진다. 그러면 높은 경쟁력을 가진 학생들이 입학을 꺼려하게 되는 일이 일어나게 된다. 대학들에게는 절대 원하지 않는 일이다. 그래서 SAT성적이 떨어지는 학생을 매력적으로 느껴 입학 허가를 주고 싶어도 자신들의 순위를 지키기 위해 지양 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런 현실을 정확히 직시하고 준비해야 한다. 학습에서 오는 외로움을 피할 수는 없다. 외로움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야 한다.

하지만 절대 이 과정을 길게 가져가서는 안 된다.

학생들을 지도 하다 보면 4년 5년씩 SAT만 준비하는 학생들을 보게 된다. 그들은 시중에 나와있는 문제집은 물론 유명하다는 강사의 수업도 다 수강했지만 정작 자신의 점수는 오르지 않는다. 이는 외로움을 받아 들이다 못해 이에 잠식된 상황이다. SAT를 준비하는 기간은 최대 2년이 적절하다. 이 역시도 학기 중에는 학교 공부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여름방학이나 겨울 방학 이렇게 총 세 번 내지 네 번을 집중해서 ‘외롭게’ 준비하는 학생들이 오히려 더 길게 준비하는 학생들보다 좋은 성적을 받아왔다.

환경에 지배될 것인가, 지배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학생들에게 달려 있다. 부디 현실을 정확히 알고 짧고 굵게 외롭기를 바란다.


함께 읽기

태평양에서 고래 찾기 표지
Source

이 글은 강철호의 저서 『태평양에서 고래 찾기』(2019)에 실린 글입니다.

예스24 유학 분야 베스트셀러 1위.

TPC Membership

책에 담지 못한 학교별 실전 전략과 최신 합격 데이터는 The Plymouth Club 멤버에게 공개됩니다. 우리 아이에게 맞는 전략이 궁금하다면 먼저 상담을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