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새벽부터 밤까지 열정적으로 일하시는 분들의 나이를 들으면 깜짝 놀랄 때가 있다. 그렇게 오랜 세월 젊은 사람들도 하기 힘든 도매 장사를 하시면서 7,80세의 나이에 도대체 건강 관리는 어떻게 언제 하시는지. 그런데 그런 분들도 이제 쉬시겠다며 일을 내려 놓으시는 순간부터는 달라진다. 그렇게 자신했던 건강도 젊음도 열정도 사라지고, 딱 그 나이에 맞는 모습으로 변모한다.
이와 같은 모습은 막 은퇴한 프로 스포츠선수들에게도 볼 수 있다. 불과 1년전에만 해도 10살 이상 어린 후배들과 겨루고 경쟁했던 야생마 같은 모습은 사라 진지 오래다. 배는 나오고 흰머리도 듬성듬성 이다. 이젠 누가 봐도 선수보다는 해설위원이나 코치에 걸 맞는 겉모습으로 변하는데 단지 몇 달이면 된다. 해설위원이나 코치직이 현역 선수 시절에 비해 격이 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현역 선수 때의 젊고 활기찬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학생들에게 현역 시절은 공부를 하고 성적을 내는 그 순간이다. 이 순간을 내려 놓는 순간 학생이라는 단어에 걸 맞는 모습은 찾기 힘들다. 꼭 학교에 남아있고 입시를 해야 학생이 아니다. 아직도 진정으로 배우고 있고 그 배움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바치고 있다면 그는 학생이자 현역이다. 그리고 나이, 직업, 상황, 지역과 상관없이 이 배움의 현역에서 은퇴하는 그 순간 우리는 늙는다.
우리는 태어나 유치원을 거쳐 학교에 입학해 교육을 받는다. 적어도 의무교육인 중학교까지 또 대부분 고등학교까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학생이라는 현역 생활을 하게 된다. 학생은 누가 뭐래도 학과 습을 하는 사람들이다: 배우고 익히고 또 그걸 적용하고 사회에 환원하는 그런 과정 말이다. 그런 과정은 앞에 언급했듯 꼭 학교에 남아 있어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학교를 벗어나 우리가 사회라고 부르는 곳에서 더 많은 학과 습을 경험할 수도 있다. 그러면 언제 이 현역 학생 신분이 끝이 나서 늙게 되는 것인가.
요즘 뉴스를 보면 회장님, 회장님 사모님들께 그런 ‘늙은’ 많이 보게 된다. 이를 우리는 ‘갑질’이라고 하고 ‘꼰대’라고 한다. 그들은 자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나 환경에서 더 이상 배우려는 생각이 없어 보인다. 가르치려고 하고 훈계만 하려고 한다. 소리지르고 땅콩 때문에 비행기도 돌린다. 돈 많은 거 좋은 교육 받은 거 하나도 안 부럽다.
왜? 그들에게 청춘의 푸르름도 젊고 활기참도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 어떤 수업이든지 가장 많이 공부하고 연구 하는 이들은 교수님들이었다. 졸업학기 때, 에너지에 관련한 토론 수업을 수강한적이 있다. 당시 그 수업은 나와 같은 화학 공학과 학생뿐 아니라, 타 이공계 학생들과 인문학을 배우는 학생들도 모두 모여있었다. 어떠한 안건이던지 토론이 한번 붙으면 서로의 전공 분야와 관심사를 쏟아내며 격렬히 진행 된 기억이 있다. 거기에 지도 교수는 내 대학교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문을 쓴 교수 중 한 분이었던 Prof. Wachs였다. 그 분 역시 토론이라면 어디서도 지지 않으실 분이었다. 한 날은 개발도상국에 화석연료 과다 사용 문제와 지구 온난화에 대해 토론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지구는 스스로를 정화할 능력이 있다는 가이아 이론을 믿는 그룹과 환경 파괴의 주범은 인간이라는 그룹으로 나뉘어 져 몇 수업에 걸쳐 토론을 한적이 있다. 하지만 이 순간, 또 서로의 다른 프로젝트를 발표할 때마다 우리는 교수님을 포함해 서로를 colleague(동료)라고 부르며 존중했다.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배우고 익히는 그 순간 우리는 모두 청춘이었다.
영원한 청춘을 누리는 자들의 비밀은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운동이다.
한국의 엘리트 체육 교육과 다르게 외국의 명문 학교, 특히 미국에서는 육체 운동을 중요성을 굉장히 강조한다. 대부분의 고등교육에서는 과외 체육 활동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필요한 시간만큼의 체육활동을 하지 않은 학생은 대학 진학을 물론 졸업조차 불가능하게 되어있다. 운동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를 충분히 젊게 만든다. 어떠한 인용 자료를 첨부하지 않아도 이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사실 이 육체활동이야 말로 공부의 최고 전략이고, 그래서 우리의 젊음을 지켜 줄 묘약이라는 것은 잘 모르는 거 같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칼 코드만 교수는 운동할 때 신경세포에서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라는 단백질이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 단백질은 뇌의 시냅스 근처에 있는 저장소에 모여있다가 혈액이 펌프질 할 때 분비되는 단백질로서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하거나 기존 세포들과의 연결을 촉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운동할 때 분비되는 이 단백질이 학습과 기억의 중요한 토대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해마가 운동으로 더욱 건강하고 더 젊은 상태로 회복하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외에도 운동하면 신경화학 물질인 세로토닌, 도파민 등의 생성을 증가시키는데 이 물질들은 집중력, 뇌의 각성을 통한 학습 태도 증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특히 유산소 운동이 학습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너무 격렬한 운동보다는 적절히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핀란드 지바스키야 대학 연구팀은 실험용 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한 팀은 컨트롤 그룹, 다른 그룹은 각각 적당한 유산소 운동, 격렬한 근육 운동을 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다. 결과는 위에 언급한 학습에 도움을 주는 신경세포들이 유산소운동을 한 그룹의 쥐들에게 가장 많이 발견 되었다. 물론 쥐를 가지고 한 실험이라 완벽하게 사람에게 적용되지는 않을 수 있지만, 적절한 유산소 운동이 학습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론 할 수 있다. 또한, 뉴질랜드 정부는 5세부터 18세 사이의 모든 학생들이 하루 한 시간 이상 운동 시킬 것을 권고 하고 있다.
줄여서 말하자면, 운동을 하면 우리의 배움의 능력과 기간이 연장 되는 것이다.
영원히 살 거처럼 배우라는 말이 있다. 난 바꿔서 말하고 싶다. 배우면 영원히 살 수 있다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자신의 영원한 봄날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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