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대표적으로 미국 유학을 포탈사이트에 검색해보면 수많은 정보가 뜬다. 그 중에 잘 보면 앞에 언급한 SAT나 ACT 점수 없이도 미국 유학을 갈 수 있다는 글을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아니면 TOEFL 점수만으로, 심지어는 이 TOEFL 점수 없이도 유학을 갈 수 있다는 곳도 있다. 다 맞는 말이다. 그냥 유학이 목표라면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하는 독자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이 단순한 유학을 위한 유학이 아니라 교육으로 접근 하자는 거다.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무작정 태평양을 건너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TOEFL (Test of English as Foreign Language)은 말 그대로 외국인을 위한 영어 시험이다. TOEIC 보다는 수준 높은 영어를 다루는 시험이지만, 명문대 입학을 보장하는 시험은 절대 아니다. 영어로 된 수업을 듣기 위해, 질문을 하기 위해, 하다못해 물건이라도 제대로 살 수 있는지 가장 기본적인 준비가 됐는지를 보기 위한 시험이다. 물론 많은 대학들이 기본 영어 소양을 체크하기 위해 일정 점수 이상의 TOEFL점수를 요구한다 (UC를 포함한 대부분의 대학들이 iBT시험 기준 80점 이상, PBT 시험 기준 60점 이상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는 정말 기본적으로 영어를 할 수 있는가를 묻는 것이지, TOEFL 80점 아니 100점이상이 나온다고 해서 세계적인 명문 대학에 입학하고 성공한다는 말은 아니다. 이는 마치 수능도 안보고 기본 한국어 실력을 갖췄으니 in서울 상위권 이상의 대학 입학을 바라는 것과 다른 바 없다. 그리고 이 책에 언급된 대부분의 세계 명문대들의 대학 순위는 서울대보다 높다.
일명 Pathway라고 불리는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Pathway는 외국 유학생을 우선 미국대학 산하의 ESL 프로그램 (English as Second Language Program, 일명 어학연수)을 2년 정도 수료하게 한 후에 영어 및 수학능력을 판단하여 본교 편입을 허용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미국 매사추셋츠 주립대(UMass)를 비롯한 많은 명문 주립대들이 이를 통해 유학생들을 받아 들이고 있는데 이것도 결국은 힘든 과정을 잠시 뒤로 미루는 것이지, 무조건 쉬운 길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미국에서 본토 공기를 마시고 외국인들과 대화한다고 해서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다. 몇 년 안에 영어는 늘겠지만 그렇다고 바로 수준 높은 수업을 듣고 배우고 써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때 몇 년 전에 아껴 놨던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런 조삼모사 격의 프로그램만 믿고 유학을 생각한다면 이 책은 필요 없다.
오히려 제대로 된 교육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TOEFL보다 알아야 할 중요한 과정들이 있다. 우선 미국 고등학교에는 Advanced Placement (AP) 라고 불리는 과정 그리고 영국 싱가포르 같은 영연방 국가라면 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라는 과정이다.
우선 AP는 미국의 대학 입시에 필요한 시험들을 실시하는 College Board에서 주관하는 대학 과정 인증 시험 및 고급 교과 과정이다. 2006년에 Chinese Language and Culture 과목이 추가된 이후 34개의 과목 시험이 진행된다. 매년 백만 명 이상의 학생들이 응시하는 전 세계적인 시험으로 한국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응시한다. 엄밀하게 얘기하면 AP는 교과 과정과 시험을 모두 일컫지만 실제로는 AP 시험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P 시험은 매년 5월에 약 2동안 이루어진다. 칼리지보드 홈페이지에 가보면 매년 약간씩 다르긴 하지만 항상 AP Chemistry를 시작으로 5월의 첫 두 주 동안 시험이 있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A학점에 해당하는 5점부터 낙제점에 해당하는 1점까지 점수를 받게 되는데 대부분의 명문대학들은 4점 이상을 받게 되면 해당 과목에 대해 대학교 1학년 학점을 주게 되고 입학 시에도 약간의 가산점수를 부여하게 된다. 하지만 진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 AP 시험이 아니라 AP 교과 과장이다.
대학들은 믿고 있다, 단 하루 동안에 이뤄지는 시험 결과보다 1년 내내 보여줘야 하는 과정을 통한 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말 했듯, 시험 결과에 대한 인정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사실, 많은 학생들이 이를 간과하고 시험 준비에만 몰두하는데 이는 옳은 준비과정이 아니다.
교과 과정에서 A를 받기 위해서는 해당 과목에 대한 이해력뿐만 아니라 근태 등의 성실성과 특히 과학 과정이라면 필히 동반되는 실험 보고서 쓰기 등 실제 대학 생활에 연관 되어지는 가치들에 대한 평가가 분명히 들어가게 된다. 대학들은 이 부분이 궁금하다.
그래서 요즘은 AP보다는 실제 대학 수업을 고등학교 때부터 듣는, 일명 Co-Op, 이나 Dual Enrollment 프로그램 참가를 더 높이 사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고등학교 근처 Community College나 주립대를 통해 혹은 온라인 수업 플랫폼을 이용하여 이런 수업을 들을 수 있다.
IB과정은 대학들이 더 관심을 가지는 교과 과정에 좀더 비중을 둔 한마디로 영국 교육의 AP과정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으로 치면 고2와 고3에 해당하는 2년에 걸쳐 하는 고교과정이다. 매년 5월 (일부는 11월에 가능) AP 와 같은 개념의 시험이 치러진다. 그리고 각 과목별로는 Internal Assessment (IA)라는 수행평가가 성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이는 2년의 이수기간 동안 시험을 치기 전에 끝내게 되어있다.
Internal Assessment와 External Assessment를 합쳐 점수를 내며, 각 과목은 1점부터 7점까지 점수를 받게 된다. 거기에 Theory of Knowledge와 Extended Essay를 합쳐 최대 3점의 점수를 더 받을 수 있다. TOK와 EE는 쉽게 말하자면 논문 개념이다. IB Diploma의 총점은 45점이다. IB Diploma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총점 24점을 받아야 하며 6과목 모두 3점이상이어야 한다. IA나 TOK, 그리고 EE라는 부분을 이수하기 위해서는 단지 이론을 이해하고 암기 하는 이상의 노력과 사고가 요구된다. 특히 EE는 거의 대학교 수준의 논문을 스스로 완성해야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고차원적인 사고력과 논문 작성 논문까지 갖춘 IB 과정은 제주도 교육청을 시작으로 충남, 서울, 대구, 경남, 부산, 충북, 세종 등 여러 시도교육청에서 IB교육과정에 대해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이석문 제주도 교육감은 스위스 2018년 IBO 정기 회의에서 IB 과정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의제를 제출하였고 IB도입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사고력과 논술 능력을 중요시하는 IB는 한국 교육청 이전에 많은 세계 명문대에서 인정을 받아 왔다.
세계 곳곳의 명문대학들은 이처럼 단순히 영어 실력을 보고 학생을 뽑지 않는다. 아니, 그런 대학들이 존재하지만 유학이 아닌 교육으로 세대에 걸쳐 인정 받아온 자부신 높은 대학들은 학생들의 지적 능력을 좀 더 다각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 학생들도 이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한다.
함께 읽기